올리브오일과 미식의 기록 · Notes on olive oil & taste
스토리/푸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의 쓴맛과 매운맛은 많은 소비자가 낯설게 느끼지만, 국제올리브협회(IOC) 관능평가 기준에서는 이 두 속성이 핵심 양성 지표로 분류된다. 폴리페놀 함량과 직결되는 이 감각을 올바르게 읽는 법을 안내한다.

올리브오일을 처음 진지하게 접한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드레싱에 뿌렸더니 혀 끝이 쌉쌀하고, 목 뒤로 넘길 때 가볍게 따끔거린다. 많은 사람이 '상한 것 아닐까' 또는 '이 브랜드가 저품질인가'라고 의심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EVOO)에서 느껴지는 쓴맛(비터니스)과 매운맛(피칸시, pungency)은 국제올리브협회(IOC) 관능평가 체계에서 **양성 속성(positive attribute)**으로 명시 분류된다. 이 두 감각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으면, 병을 들지 않고도 올리브오일의 건강한 상태를 감지할 수 있다.
올리브오일의 쓴맛은 주로 세코이리도이드(secoiridoid) 계열 페놀 화합물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것이 올레우로페인(oleuropein)과 그 유도체들이다. 올리브 과육이 세포 수준에서 파쇄되는 순간, 효소 반응을 통해 이 물질들이 활성화되며 특유의 쓴맛이 드러난다.
흥미로운 점은 쓴맛의 강도가 수확 시기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것이다. 국제올리브협회(IOC)의 품종별 페놀 데이터에 따르면, 완전히 성숙하기 전인 초록빛 올리브에서 짜낸 오일일수록 폴리페놀 함량이 높고, 결과적으로 쓴맛도 두드러진다. 반대로 완숙 이후 수확하거나 생산 공정에서 온도를 높이면 폴리페놀이 급격히 손실되어 쓴맛도 옅어진다. 즉, 쓴맛의 부재는 '먹기 좋은 상태'가 아니라 '페놀 함량이 감소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목 뒤를 가볍게 자극하는 그 특유의 따끔함, 이것이 바로 피칸시다. 피칸시의 주인공은 올레오칸탈(oleocanthal)이라는 페놀 화합물이다. 흥미롭게도 올레오칸탈은 이부프로펜과 유사한 분자 구조를 가지며, 인후두의 동일한 수용체(TRPA1)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모넬 화학감각센터(Monell Chemical Senses Center)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올레오칸탈이 목을 자극하는 메커니즘이 이부프로펜의 작용 경로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
전문 테이스터들은 이 따끔함을 단순히 '맵다'고 표현하지 않고, '목에서 한 번 기침을 유발하는 정도(1 투세, one cough)'처럼 강도를 수치화한다. IOC의 표준 관능평가 매뉴얼에서는 피칸시를 '경도(leggero)', '중도(medio)', '강도(intenso)'로 나누어 기록하도록 권고한다. 이 따끔함이 강할수록 올레오칸탈 함량이 높다는 신호로 읽힌다.
국제올리브협회(IOC)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인증하기 위해 훈련된 패널에 의한 관능평가(panel test)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 올리브오일의 감각 속성은 크게 두 범주로 나뉜다. '양성 속성'에는 프루티(fruity), 비터(bitter), 피칸시(pungent) 세 가지가 포함되며, '결함 속성'에는 라시도(rancid), 머스티(musty), 와이니-비네가리(winey-vinegary) 등이 분류된다.
쓴맛과 매운맛은 명확하게 양성 범주다. 다만 이 두 속성이 지나치게 압도적이고 균형이 무너진다면 별도의 평가가 이루어지지만, 그 자체의 존재는 결함이 아니다. 오히려 양성 속성 세 가지(프루티·비터·피칸시)가 모두 0에 가까운 오일은 관능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올리브오일의 쓴맛과 매운맛은 품종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피쿠알(Picual)은 스페인 남부 하엔 지역을 대표하는 품종으로, 폴리페놀 함량이 높아 쓴맛과 피칸시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히블랑카(Hojiblanca)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프루티 노트와 함께 쓴맛이 온화하게 감지되며, 시바리타(Cibaritta)는 섬세한 쓴맛과 중간 강도의 피칸시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탈리아의 코라티나(Coratina)나 모로이올로(Moraiolo) 역시 고(高)폴리페놀 품종으로 분류되어 강한 쓴맛을 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반면 아르베퀴나(Arbequina)나 타히아스카(Taggiasca) 같은 품종은 폴리페놀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부드럽고 버터리한 맛 프로파일을 형성한다. 어느 쪽이 우월하다기보다, 원하는 용도와 기호에 따라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
처음 강한 쓴맛과 피칸시를 접했을 때 당혹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미각 훈련 없이 고폴리페놀 오일을 처음 접하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방법으로 접근하면 두 속성이 훨씬 입체적으로 읽힌다.
첫째, 소량의 오일을 손바닥에 담아 체온으로 살짝 데운 뒤 향을 먼저 맡는다. 이 과정에서 그린 아몬드, 아티초크, 풀 향 같은 프루티 노트가 먼저 펼쳐진다. 둘째, 혀 전체에 오일을 고르게 펴 쓴맛을 느끼고, 천천히 삼켜 목 뒤에서 피칸시의 잔향을 의식한다. 셋째, 쓴맛과 피칸시가 사라지는 속도를 살핀다. 좋은 오일의 피칸시는 수 초 안에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길게 남는 불쾌한 자극이 있다면 그때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올리브오일의 쓴맛과 매운맛은 오일이 살아 있다는 신호다. 이 두 감각을 읽는 능력은 소비자가 병의 뒷면 라벨을 넘어 실제 품질을 감지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국제올리브협회(IOC)가 공인한 관능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올리브오일 시음 현장에서 쓰이는 포지티브·네거티브 속성 용어를 한국어로 정리했다. 프루티·비터·펀전트부터 란시드·머스티까지, 용어의 뜻과 발생 원인을 에디터 가이드 형식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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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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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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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A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