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과 미식의 기록 · Notes on olive oil & taste
가이드
마트 진열대에서 자주 보이는 올리브오일 병의 금메달·은메달 스티커,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국제 품평회의 심사 구조와 등급 기준, 그리고 라벨을 현명하게 해석하는 실전 가이드를 담았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고르다 보면 병 앞면을 수놓은 금빛·은빛 스티커를 마주치게 된다. "Gold Award", "Silver Medal", "Best in Class" 같은 문구들이다. 처음 보는 소비자라면 '이 마크가 있으면 더 좋은 기름이겠지'라고 짐작하기 쉽다. 실제로 그 직감이 맞는 경우도 많지만, 모든 메달이 동등한 무게를 갖는 것은 아니다. 어떤 대회에서 받은 상인지, 어떤 기준으로 심사했는지를 알아야 라벨이 비로소 정보로 바뀐다.

올리브오일 품평회는 전 세계에 수십 개가 존재한다. 그중 업계에서 기준점으로 삼는 대회들은 국제올리브협회(IOC, International Olive Council)가 공인하거나, 독자적인 엄격한 프로토콜을 갖춘 곳들이다.
대표적인 대회로는 NYIOOC(뉴욕 국제 올리브오일 콘테스트), EVOO World Rankings(런던 기반), OLIVE JAPAN, L'OR D'OR(파리), ATHENA IOOC(아테네) 등이 꼽힌다. NYIOOC의 경우 매년 전 세계 30개국 이상의 생산자가 수천 점을 출품하며, IOC가 공인한 패널리스트 기준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일부 지역 품평회는 자체 심사 기준만을 적용하기 때문에 메달의 희소성과 권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실용적인 첫 번째 체크포인트는 바로 이것이다. '어느 대회의 메달인가'를 라벨에서 확인하는 것. 대회명이 아예 표기되지 않은 메달은 신뢰도가 낮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품평회마다 세부 기준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국제 대회는 IOC가 2022년 갱신한 감각 평가 지침을 기반으로 심사한다. IOC 자료에 따르면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의 관능 평가는 결점(defect) 강도와 긍정 속성(fruity·bitter·pungent) 강도를 패널리스트가 0~10 점 척도로 수치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점수를 토대로 대회별 커트라인을 적용해 Gold(금), Silver(은), Bronze(동) 등급을 나눈다. 예를 들어 NYIOOC는 Gold와 Silver 두 등급만 운영하는데, 2024년 결과 자료에 따르면 전체 출품작 중 Gold를 받은 비율은 약 48% 수준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는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한 출품작은 아예 수상 목록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수상작만 놓고 보면 Gold 비율이 높아 보이는 구조다.
즉, Gold라고 해서 모두 최상위권은 아닐 수 있다. 같은 Gold라도 점수 분포 안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Gold·Silver보다 더 눈길을 끄는 표현이 바로 Best in Class(BIC) 또는 Best of Show다. 이 타이틀은 단순히 커트라인을 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최고점을 받은 출품작에게 부여된다.
대부분의 품평회는 올리브오일을 **수확 시기(Early Harvest vs. Medium/Late Harvest)**와 강도(Delicate·Medium·Robust), 또는 품종 단일/블렌드 여부로 카테고리를 나눈다. 각 카테고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오일 한두 점에게만 Best in Class 타이틀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 라벨은 Gold보다 한 단계 위의 선별 기준을 통과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OLIVE JAPAN 2023 심사 보고서에 따르면 동 대회의 BIC 수상작은 전체 출품작 대비 5% 미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병에 Best in Class 타이틀이 붙어 있다면, 그 대회의 신뢰성을 전제로 했을 때 상당히 높은 품질 근거가 된다.

수상 메달 라벨을 실제 구매에 활용할 때는 다음 네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첫째, 대회명 확인. 메달 옆에 NYIOOC, EVOO World Rankings, OLIVE JAPAN 등 구체적인 대회명이 명시되어 있는지 본다. 이름 없는 메달은 출처를 따져보기 어렵다.
둘째, 수상 연도 확인. 올리브오일은 빛과 공기에 민감한 식품이다. 수상 연도가 3년 이상 지난 라벨은 해당 오일이 지금도 같은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가능하면 최근 2시즌 이내의 수상 라벨을 우선한다.
셋째, 등급 구별. Gold인지 Silver인지, Best in Class인지 Gold인지를 구별한다. 라벨의 크기나 색상이 화려하다고 해서 등급이 높은 것은 아니다.
넷째, 산도와 폴리페놀 수치 병행 확인. 수상 메달은 관능 평가(향·맛) 기반이므로, 화학적 품질 지표인 산도(Acidity %)와 폴리페놀 함량(mg/kg)이 함께 표기된 제품이라면 더 입체적으로 품질을 판단할 수 있다. IOC 기준에 따르면 엑스트라버진 등급의 산도 상한은 0.8%이며, 우수 제품군은 0.3% 이하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품평회 출품에는 비용과 행정 절차가 따른다. 소규모 농가나 가족 단위 생산자들은 훌륭한 품질을 갖추고도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마케팅 예산이 풍부한 대형 브랜드는 여러 대회에 복수 출품해 메달 수를 늘리기도 한다.
따라서 메달은 품질의 '충분조건'이 아니라 '참고 지표'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수확 연도, 산지 및 품종 정보, 병입 날짜(Bottling Date), 생산자 정보가 투명하게 표기된 제품이라면 메달 유무와 관계없이 신뢰 가능성이 높다. 수상 라벨과 이러한 원산지 정보가 함께 갖춰진 제품이라면, 선택의 근거가 한층 탄탄해진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의 산도 기준은 0.8% 이하지만, 실제 병 라벨에는 0.1~0.3%대 수치가 혼재한다. 같은 0.2% 이하라도 생산 방식과 품종에 따라 품질 스펙트럼이 달라진다는 점을 산도 표기의 맥락과 함께 살펴본다.
매년 가을 수확되는 올리브오일은 와인처럼 빈티지가 존재한다. 한정 생산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고르는 기준과 보관법, 그리고 한 병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정리했다.
캘리포니아 올리브 농장의 선구자 McEvoy Ranch와 CCOF 유기농 인증 기준을 통해, 미국산 유기농 올리브오일이 어떤 토양과 철학 위에서 만들어지는지 깊이 살펴본다.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라코니아 산간 지대에 자리한 사켈라로풀로스는 고폴리페놀 올리브오일의 대명사로 통한다. 50년 넘는 재배 철학과 코로네이키 품종의 잠재력을 어떻게 병 안에 담아내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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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A 에디터

그리스 크레타 동부 시티아 지역의 코로네이키 품종으로 생산되는 가에아 시티아 PDO 올리브오일은 EU 원산지 보호 명칭을 획득한 프리미엄 엑스트라 버진이다. 산지 특성부터 폴리페놀 함량, 풍미 프로파일까지 이 올리브오일이 전 세계 미식가와 건강 관심층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살펴본다.
OLEA 에디터

이탈리아 남부 몰리세의 마리나 콜로나 농장은 수백 년 수령 올리브 나무와 단일 농장 철학으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품종 다양성과 저온 착유가 만들어 내는 복합적인 풍미를 살펴본다.
OLEA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