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과 미식의 기록 · Notes on olive oil & taste
가이드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라코니아 산간 지대에 자리한 사켈라로풀로스는 고폴리페놀 올리브오일의 대명사로 통한다. 50년 넘는 재배 철학과 코로네이키 품종의 잠재력을 어떻게 병 안에 담아내는지 살펴본다.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 반도 깊숙이 자리한 라코니아(Laconia)는 스파르타 전사의 고향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올리브오일 마니아들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기억되는 땅이다. 해발 400~800m의 험준한 산악 지형, 건조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중해성 기후, 척박하지만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올리브 나무에 강한 스트레스를 가한다. 식물학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올리브 나무는 자기 방어 물질인 폴리페놀을 과실 속에 더 많이 축적하는 경향이 있다고 국제올리브협회(IOC) 기술 자료에 보고된 바 있다. 그 결과, 라코니아에서 생산되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은 같은 그리스 내에서도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편으로 꾸준히 언급된다.
이 지역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품종은 코로네이키(Koroneiki)다. 열매가 작고 수확하기 까다롭지만, 올리브 폴리페놀의 핵심 성분인 올레오칸탈(oleocanthal)과 올레아세인(oleacein) 함량이 유독 높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생산자들이 선호한다. 스페인의 피쿠알, 이탈리아의 코라티나와 함께 세계 3대 고폴리페놀 품종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사켈라로풀로스 올리간(Sakellaropoulos Oligan)은 1981년 게오르기오스 사켈라로풀로스(Georgios Sakellaropoulos)가 라코니아 스파르티 인근에 설립한 가족 경영 올리브오일 농장이다. 현재는 2세대인 레오니다스 사켈라로풀로스가 생산 전반을 지휘하며, 유기농 인증(EU Organic)과 PDO(원산지 명칭 보호) 인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이 농장이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뉴욕국제올리브오일대회(NYIOOC), 런던 올리브오일대회(LIOOC), 테라올리보(TerraOlivo) 등 세계 3대 올리브오일 경연에서 연속 수상 기록을 쌓으면서 고폴리페놀 분야의 벤치마크로 자리 잡았다. 특히 NYIOOC 2023 공식 결과 자료에 따르면, 사켈라로풀로스는 단일 생산자로서 복수 카테고리 금상을 수상해 그리스 올리브오일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품질 철학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조기 수확(early harvest). 올리브가 완전히 익기 전, 초록빛이 감도는 시점에 수확함으로써 폴리페놀 함량을 극대화한다. 완숙 과실 대비 폴리페놀 함량이 두 배 이상 높을 수 있다고 UC 데이비스 올리브센터 보고서에 언급된 바 있다. 둘째, 수확 24시간 이내 냉압착(cold extraction, 27℃ 이하). 열과 산소 노출을 최소화해 폴리페놀의 산화 손실을 줄인다.
사켈라로풀로스의 플래그십 라인 '올리간 BIO'는 독립 인증기관의 분석 결과 폴리페놀 총함량이 750~1,100 mg/kg 범위에서 보고된 바 있다. 이는 EU 레귤레이션 432/2012가 건강 강조 표시(health claim) 기준으로 설정한 250 mg/kg의 세 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EU 규정에 따르면 폴리페놀이 250 mg/kg 이상인 올리브오일은 라벨에 올레오칸탈·올레아세인 관련 건강 강조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 있다.
산도(free acidity) 측면에서도 기준치를 크게 하회한다. 엑스트라버진 등급 요건은 0.8% 이하이지만, 사켈라로풀로스의 주요 제품군은 0.15~0.25% 수준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도가 낮다는 것은 올리브 과실의 세포막이 손상 없이 유지된 채로 착유되었다는 간접 지표로, 신선도와 생산 위생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다.
사켈라로풀로스 올리브오일을 처음 맛보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강렬한 쓴맛과 후추향 넘기는 자극(pungency)이다. 이 두 감각은 각각 올레아세인과 올레오칸탈의 농도가 높을 때 뚜렷하게 나타난다. 국제올리브협회(IOC) 관능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 두 속성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의 긍정적 품질 지표로 분류된다.
맛의 구조는 신선한 풀 향, 아티초크, 푸른 토마토, 아몬드 순서로 전개되며 긴 여운을 남긴다. 열 조리보다는 샐러드, 생선 카르파초, 부라타 치즈와의 마리아주처럼 '날것'에 가까운 활용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고온 조리 시 섬세한 향미 성분이 휘발되므로, 이 가격대의 제품은 피니싱 오일로 쓰는 것이 통례다.

사켈라로풀로스 제품은 국내에서도 일부 프리미엄 수입식품 채널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접할 수 있다. 구매 시 확인해야 할 사항은 세 가지다. 첫째, 수확 연도(harvest date) 또는 병입 날짜(bottling date) 표기 여부. 올리브오일은 생산 후 18~24개월 이내 소비가 권장되는 만큼 날짜 확인이 필수다. 둘째, 차광 처리된 다크글라스 또는 틴(tin) 용기 여부. 빛은 폴리페놀 산화를 촉진하는 주요 인자다. 셋째, '유기농' 또는 'PDO' 인증 마크 확인.
보관은 직사광선과 열원을 피한 서늘하고 어두운 공간(15~18℃ 권장)이 이상적이다. 개봉 후에는 뚜껑을 단단히 닫고 4~6주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향미 유지에 유리하다. 냉장 보관 시 올리브오일이 하얗게 굳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상온에 두면 원상 복구되므로 품질 이상과는 무관하다.
그리스 크레타 동부 시티아 지역의 코로네이키 품종으로 생산되는 가에아 시티아 PDO 올리브오일은 EU 원산지 보호 명칭을 획득한 프리미엄 엑스트라 버진이다. 산지 특성부터 폴리페놀 함량, 풍미 프로파일까지 이 올리브오일이 전 세계 미식가와 건강 관심층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살펴본다.
EU 건강강조표시 기준 폴리페놀 250mg/kg 은 출발선에 가깝다. 세계 고폴리페놀 EVOO 의 자리는 그 두 배에서 수 배 위에 있다.
그리스에서 생산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의 절반 이상이 코로네이키 단일 품종에서 나온다. 작은 알과 빠른 회전, 안정된 관능이 그리스의 산업 표준이 된 배경을 짚었다.
그리스 프리미엄 EVOO 의 정체성은 코로네이키(Koroneiki) 단일 품종에 집중돼 있다. 크레타·펠로폰네소스·라코니아의 대표 생산자를 정리했다.

이탈리아 남부 몰리세의 마리나 콜로나 농장은 수백 년 수령 올리브 나무와 단일 농장 철학으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품종 다양성과 저온 착유가 만들어 내는 복합적인 풍미를 살펴본다.
OLEA 에디터

피렌체 인근 카르미냐노에 자리한 카페차나 농장은 804년 문서에 처음 등장하는 유럽 최고령 올리브 산지 중 하나다. 12세기를 넘긴 올리브나무들이 빚어내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은 토스카나 전통 농법과 현대 품질 기준이 어우러진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OLEA 에디터

스페인 안달루시아 타베르나스 사막 한가운데, 100% 태양광으로 운영되는 유기농 올리브 농장 오로 델 데시에르토. 극한의 건조 환경이 오히려 폴리페놀 밀도를 높인다는 사실과 지속가능 농업 철학을 깊이 있게 살펴본다.
OLEA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