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과 미식의 기록 · Notes on olive oil & taste
가이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이 텔로미어 길이와 산화 스트레스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최신 연구들을 짚어본다. 폴리페놀과 올레산이 세포 노화 마커와 어떤 연관성을 지니는지 과학적 맥락에서 살펴본 에디터 노트.

노화 연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표 중 하나는 텔로미어(telomere)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양 끝에 위치한 반복 DNA 서열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진다. 이 길이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거나 세포 사멸 경로로 접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나바라 대학교(University of Navarra)의 연구팀이 2013년 발표한 코호트 분석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을 충실히 따르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텔로미어 단축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경향이 관찰되었다.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 지방 공급원이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이라는 점에서, 연구자들은 EVOO의 생리활성 성분이 이 연관성에 기여할 가능성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텔로미어 길이는 산화 스트레스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활성산소종(ROS)이 DNA를 손상시킬 때 텔로미어 부위가 특히 취약하다고 보고된 바 있으며, 이는 항산화 식이 성분과 텔로미어 보전 사이의 연구 가설이 형성된 배경이 된다.

EVOO가 일반 정제 올리브오일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폴리페놀 함량이다. 히드록시티로솔(hydroxytyrosol), 올레우로페인(oleuropein), 올레오칸탈(oleocanthal) 등이 대표적인 성분으로, 이들은 시험관 및 동물 모델에서 활성산소 소거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11년 히드록시티로솔 및 관련 폴리페놀이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적 손상 방어에 기여한다는 내용의 건강 강조표시를 승인한 바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하루 20g의 EVOO에서 5mg 이상의 해당 폴리페놀 섭취가 조건으로 명시되었다.
산화 스트레스의 대표적 생체 마커로는 8-이소프로스탄(8-isoprostane), 산화된 LDL(ox-LDL), 말론디알데히드(MDA) 수치 등이 활용된다. 2015년 《Food Chemistry》에 게재된 무작위 대조 시험에 따르면, 고폴리페놀 EVOO를 12주간 섭취한 성인 집단에서 소변 내 8-이소프로스탄 수치가 위약 집단 대비 유의미하게 낮아진 경향이 관찰되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식이 폴리페놀이 지질 과산화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으나, 인과 관계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점도 함께 명기했다.
EVOO 섭취와 텔로미어 길이의 직접적 연관성을 다룬 임상 연구는 아직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지중해식 식단 전반을 다룬 연구들은 간접적인 실마리를 제공한다. 하버드 의과대학 Brigham and Women's Hospital 연구팀이 2014년 《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 준수 점수가 높은 여성 집단에서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가 더 긴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이 차이는 약 1.5년의 생물학적 노화 차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식이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므로 EVOO 단독의 기여분을 분리해 해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올레산(oleic acid)은 세포막의 지방산 조성에 영향을 미쳐 막 유동성과 산화 민감도를 조절하는 데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포화지방산이나 오메가-6 계열 다가불포화지방산에 비해 산화 안정성이 높은 단가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이 세포막에 많이 통합되면 산화 손상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를 텔로미어 길이와 직접 연결 짓는 임상 증거는 현재 축적 중인 단계로 단정하기 이르다.

텔로미어 길이와 산화 지표를 노화의 대리 지표로 삼는 접근법은 여전히 활발한 학문적 논의 대상이다. 텔로미어 길이 자체가 개인별 유전적 차이, 측정 기법, 사용된 조직 유형에 따라 상당한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은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제한점이다. 국제학술지 《Nature Reviews Genetics》 2019년 리뷰에 따르면,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는 노화 관련 위험 예측에 유용한 지표일 수 있으나 단독으로 생물학적 연령을 결정짓는 지표로 보기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된 바 있다.
산화 스트레스 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단기 식이 변화로 생체 마커가 변동하는 현상이 관찰된다 해도, 이것이 장기적인 노화 속도나 수명 자체에 직결된다고 보기에는 아직 연구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EVOO를 포함한 다양한 식이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생활 습관 전반과의 맥락 안에서 해석할 것을 권고한다.
연구에서 사용된 EVOO는 대부분 폴리페놀 함량이 명시된 고품질 제품이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폴리페놀 함량은 품종, 수확 시기, 가공 방식, 보관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수확 직후 콜드프레스 방식으로 압착한 얼리 하베스트(early harvest) 제품이 높은 폴리페놀 농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라벨에 총 폴리페놀 함량(mg/kg)이나 산도(acidity %)가 명기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품질 판단의 실용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또한 EVOO는 빛과 열에 민감하므로 어두운 유리병 또는 틴 캔 포장에 담겨 서늘한 곳에 보관된 제품이 폴리페놀 보존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텔로미어와 산화 지표를 둘러싼 연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EVOO가 세포 노화 마커와 어떤 연관성을 지니는지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점진적으로 쌓여가고 있으며, 특정 성분이나 식품 하나가 노화를 '막는다'고 단언하기보다는 식단 전체의 맥락 안에서 EVOO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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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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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A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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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A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