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올리브오일은 가장 오래된 글로벌 상품 중 하나다. 페니키아 상선과 로마의 암포라, 실크로드까지 EVOO 한 병이 지나온 항로를 정리했다.
오늘 매대에 놓인 EVOO 한 병은 트럭과 컨테이너를 거쳐 한국 마트 선반까지 온다. 짧은 경로 같지만 이 흐름의 원형은 거의 3,000년 전 지중해에서 만들어졌다. 페니키아부터 실크로드까지, 올리브오일이 지나온 항로를 짧게 정리했다.
기원전 1200~800년경 페니키아 상인들은 지중해 동쪽 끝에서 카르타고와 이베리아 반도까지 왕복했다. 그들이 실은 화물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 품목이 와인과 올리브오일이었다. 페니키아인들은 오일을 점토 항아리인 암포라에 담아 운반했다. 한 척에 수백 개의 암포라가 실렸고, 짚으로 둘러 적재하고 입구를 송진과 점토로 봉인했다. 산소와 빛을 차단해 산패를 늦추는 방식은 오늘날 다크 글라스 보틀과 짧은 회전이라는 원칙과 같은 자리에 있다.
기원전 1세기부터 5세기까지 로마 제국은 올리브오일을 곡물과 와인에 이은 세 번째 전략 물자로 다뤘다. 대표적인 흔적이 로마 외곽의 몬테 테스타초(Monte Testaccio) 다. 약 35m 높이의 인공 언덕인데 전부 수입 올리브오일을 담았던 빈 암포라 조각으로 이뤄져 있고, 추정치로 5,300만 개 이상의 암포라가 쌓여 만든 산이다. 대부분이 현재의 안달루시아(당시 베티카) 에서 출발했다.
서로마가 해체된 뒤 오일 무역의 중심은 동지중해로 이동했다.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이 환적항 역할을 했고, 7~12세기 이슬람 문명권은 알 안달루스와 튀니지, 시리아의 오일을 카이로와 다마스쿠스, 바그다드까지 옮겼다. 이 시기에 안달루시아의 관개 시스템과 가지치기 기법이 정비되며 오늘날 안달루시아 산지 운영의 기반이 만들어졌다.
올리브오일이 실크로드를 따라 동쪽으로 얼마나 멀리 갔는지는 자료에 따라 다르게 보고된다. 식용으로서의 올리브오일은 지중해 식문화에 깊이 묶여 있어 동방의 식탁 중심까지는 침투하지 못했지만, 의약과 등잔, 종교 의식용으로는 좁고 길게 동쪽으로 이동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것이 오늘 동아시아가 EVOO 후발 수입 시장으로 분류되는 역사적 배경 중 하나다.
15~17세기 스페인과 포르투갈 상선이 신대륙으로 향하면서 올리브 묘목이 멕시코와 페루, 캘리포니아, 칠레로 이식됐다. 19세기 후반부터는 호주와 아르헨티나에, 20세기에는 남아공에 정착했다. 오늘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가 글로벌 EVOO 지도에 등장하는 배경은 이 항로의 연장이다.
매대 한 칸의 EVOO 라벨은 결국 3,000년 가까이 이어진 무역 항로의 가장 마지막 점에 놓여 있다.
2025년 소더비 와인·스피릿 부문 경매가 전년 대비 약 12% 성장한 가운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도 한정판과 갈라 디너 경매를 통해 미식 자산이라는 단어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OLEA 에디터
U.S. News & World Report 가 발표한 2026년 베스트 다이어트 종합 평가에서 지중해 식단이 8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식문화 맥락에서 EVOO 의 자리를 살펴봤다.
OLEA 에디터
캘리포니아와 호주가 30년 만에 EVOO 산업화를 마치고 매대로 들어왔다. COOC와 AOOA 인증, 코브람 에스테이트의 점유율로 본 신세계 산지의 표준화 흐름을 짚었다.
OLEA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