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과 미식의 기록 · Notes on olive oil & taste
메이킹/공정
EU 유기농 로고, USDA 오가닉, 한국 유기농 인증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올리브오일을 평가한다. 세 가지 인증 체계의 핵심 조건과 표시 방식, 소비자가 라벨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마트 선반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올리브오일을 고를 때 병 라벨에는 다양한 인증 마크가 등장한다. 초록색 별 모양의 EU 유기농 로고, 원형의 USDA ORGANIC 씰, 그리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발행하는 한국 유기농 마크까지.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세 인증은 적용 기준, 심사 방식, 허용 투입재 범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라벨을 정확히 읽으려면 이 차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유럽연합의 유기농 규정은 2022년부터 EU Regulation 2018/848이 전면 시행되며 기준이 한층 강화됐다. 핵심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올리브 농지는 최소 3년의 전환 기간을 거쳐야 하며 이 기간 동안 합성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이 금지된다. 둘째, 가공 단계에서 허용되지 않은 첨가물이나 용매를 쓸 수 없다. 셋째, 공인 인증기관(Control Body)의 연 1회 이상 현장 심사가 의무다.
EU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EU 내 유기농 올리브 재배 면적은 약 80만 헥타르로 전체 올리브 농지의 20%를 넘는다.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가 이 중 90% 이상을 차지한다. 별 열두 개를 형상화한 EU 유기농 로고는 회원국 생산품에는 의무 표시이고, 수입품은 선택 사항이지만 로고를 부착하려면 EU가 사전 승인한 제3국 동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USDA(미국 농무부)의 유기농 프로그램(NOP)은 1990년 유기식품생산법(OFPA)을 근거로 운영된다. EU와 동일하게 3년 전환 기간이 필요하고 합성 농약·제초제·GMO 원료 사용이 금지된다. 주목할 차이는 허용 물질 목록(National List) 방식이다. USDA는 특정 합성 물질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긍정목록 방식을 채택해 EU의 원칙적 금지 후 예외 허용 방식과 결이 다르다.
USDA Agricultural Marketing Service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80여 개의 승인 인증기관(Certifying Agent)이 심사를 담당하며, 수입 올리브오일도 이들 기관의 실사를 통과해야 USDA 씰을 부착할 수 있다. 라벨에는 '100% Organic'(전량 유기농)과 'Organic'(95% 이상 유기농 원료)이 구분 표시되므로 두 표현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국 유기농 인증은 친환경농어업법에 근거하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이 총괄한다. 수입 올리브오일에 한국 유기농 마크를 붙이려면 동등성 인정 절차가 필요하다. 한국은 EU·미국·캐나다 등과 유기농 동등성 협정을 체결하고 있어, EU 또는 USDA 인증을 취득한 제품은 농관원에 수입 신고와 인증서를 제출하면 추가 심사 없이 '유기농' 표시가 가능하다.
농관원 고시에 따르면 동등성 협정 미체결국 제품은 국내 지정 인증기관의 별도 심사를 받아야 한다. 튀니지·모로코·터키산 올리브오일을 구입할 때 인증 출처를 더욱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인증 마크의 존재만큼 중요한 것은 인증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는 일이다. 원료 올리브는 유기농 인증을 받았지만 병입 공정이 비인증 시설에서 이루어진 경우, 엄밀히 말해 완전한 유기농 인증 제품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인증서 유효 기간도 살펴야 한다. EU와 USDA 모두 인증서는 통상 12개월 단위로 갱신되므로, 온라인 구매 시 판매자에게 최신 인증서 사본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OOC(국제올리브오일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유기농 올리브오일 시장은 연평균 6%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인증 라벨을 둘러싼 소비자 관심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세 인증 체계의 공통점은 3년 전환 기간과 합성 농약 금지이며, 차이는 허용 투입재 범위와 심사 빈도에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라벨 읽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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