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과 미식의 기록 · Notes on olive oil & taste
가이드
튀니지가 5년 사이에 세계 2위 EVOO 생산국으로 회복하고 단일품종 라벨까지 늘리면서, 한동안 "벌크 공급국" 이미지에 머물던 산지가 품질 산지로 다시 호명되고 있다.

튀니지는 한동안 한국 매대에서 잘 보이지 않는 EVOO 산지였다. 이름이 적힌 병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북아프리카에서 온 벌크 오일이라는 인상이 오래 따라붙었고 라벨에 산지가 이탈리아로 다시 적혀 나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5년 사이의 변화는 이 인상을 다시 살펴보게 한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국제올리브협회(IOC)와 튀니지 국립올리브오일청(ONH) 통계를 종합하면 흐름이 분명해진다. 2024/25 시즌 튀니지 생산량은 약 28만 8천 톤으로 전년 대비 41퍼센트 늘었고, 이후 시즌에는 34만 톤까지 회복하면서 세계 2위 생산국 자리를 다시 굳혔다. 2025/26 시즌의 일부 예측은 최대 50만 톤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튀니지 역대 최고 수확이 된다는 분석이다.
수출도 함께 움직였다. ONH 발표 기준 2024/25 시즌 수출은 약 30만 톤으로, 그 가운데 약 77.7퍼센트가 엑스트라 버진 등급으로 통관됐다. 벌크 위주의 수출 구조가 등급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매대 차원에서 의미 있는 변화는 국제 시음 어워드 성적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EVOO 경연으로 꼽히는 NYIOOC 기준 2024년 대회에서 튀니지는 메달 26개를 받았다. 2023/24 수확이 회복 시즌이었다는 배경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에는 가뭄과 열파의 영향으로 튀니지와 모로코, 이집트를 합산해 16개 메달에 그쳤다는 보고가 있다.
튀니지의 토착 품종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두 가지다. 슈투이(Chetoui)는 북부에서 자라며 폴리페놀이 높고 쓴맛과 매운맛이 또렷하다. 수확이 비교적 이른 편이다. 쉠라리(Chemlali)는 중남부에서 자라며 더 부드럽고 둥근 결을 보인다. 튀니지 전체 재배 면적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종이기도 하다. 두 품종을 단일 압착(monovarietal)으로 라벨에 적기 시작한 것이 품질 산지 튀니지의 출발점이라는 평이 일반적이다.
튀니지 EVOO를 한국 매대에서 만나는 빈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다만 다음 시즌부터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늘고 있다. 라벨에서 챙겨볼 표기는 품종 표기(Chetoui 또는 Chemlali 단일품종 여부)와 수확과 압착일자다. 튀니지는 보통 10월 말부터 1월 사이에 압착이 이뤄진다. OLEA가 앞서 정리한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EVOO 비교 옆에 북아프리카 한 칸이 더해지는 그림이 매대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이다.
5년 사이의 튀니지는 숨은 산지라고 부르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드러난 상태다. 세계 2위 생산국 자리 회복과 NYIOOC 두 자릿수 수상, 단일품종 라벨의 증가가 같은 시점에 일어났다. 매대에서 슈투이라는 단어가 적힌 병을 만난다면 그 변화의 한 장면을 직접 마주하는 셈이다.
캘리포니아와 호주가 30년 만에 EVOO 산업화를 마치고 매대로 들어왔다. COOC와 AOOA 인증, 코브람 에스테이트의 점유율로 본 신세계 산지의 표준화 흐름을 짚었다.
이탈리아 라벨에 적힌 "이탈리아산" 표기 한 줄로는 풍미를 가늠하기 어렵다. 토스카나와 풀리아, 시칠리아, 리구리아 4개 산지의 품종과 관능 특성을 짚었다.
세계 EVOO 생산의 80% 이상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세 나라에서 나온다. 같은 EVOO 라도 산지에 따라 갈리는 풍미를 비교했다.
그리스에서 생산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의 절반 이상이 코로네이키 단일 품종에서 나온다. 작은 알과 빠른 회전, 안정된 관능이 그리스의 산업 표준이 된 배경을 짚었다.
스페인 EVOO 매대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단일 품종은 카탈루냐에서 출발한 아르베키나다. 안달루시아 집약 농장 확장과 한국 시장 자리를 정리했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는 세계 EVOO 생산의 30~40%를 책임지는 단일 최대 산지다. 페니키아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 지역이 세계 올리브의 무게중심이 된 과정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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