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이탈리아 라벨에 적힌 "이탈리아산" 표기 한 줄로는 풍미를 가늠하기 어렵다. 토스카나와 풀리아, 시칠리아, 리구리아 4개 산지의 품종과 관능 특성을 짚었다.
한국 매대에 진열된 이탈리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EVOO) 가운데 라벨에 "이탈리아산"이라는 표기만 적힌 제품은 사실상 풍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탈리아는 한 나라가 아니라 650여 종이 넘는 올리브 품종이 산지별로 나뉘어 자리 잡은 오일 지도에 가깝기 때문이다. OLEA가 앞서 정리한 DOP·IGP, 유럽 산지 보호 표시가 라벨에 적혀 있을 때 가이드에서 EU 보호 표시의 정의를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대표 4개 산지의 캐릭터를 차례로 짚어 본다.
토스카나는 프란토이오(Frantoio)와 레치노(Leccino), 모라이올로(Moraiolo)의 블렌드를 주력 품종으로 운영하는 산지다. 관능 프로파일은 가장 교과서적인 EVOO에 가깝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베어 낸 풀과 아티초크, 아몬드의 그린 노트가 두드러지며 쓴맛이 혀 가운데에서 또렷하게 오른다. 마무리에는 목 안쪽에서 짧게 올라오는 후추 같은 자극이 따라붙는다. 토스카노 IGP와 키안티 클라시코 DOP가 대표 보호 표시이며, 강도는 중에서 강 사이에 자리한다. 토마토와 콩, 빵, 구운 채소에 잘 어울린다는 페어링 평가가 많다.
이탈리아 EVOO 생산의 약 59퍼센트를 단독으로 책임지는 풀리아는 코라티나(Coratina)와 오글리아롤라(Ogliarola), 치마 디 몰라(Cima di Mola)가 주력 품종이다. Tasting Table의 산지 분석에 따르면 특히 코라티나는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품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쓴맛이 강하고 매운맛이 길게 이어지며, 푸른 잎과 풋사과, 아몬드 껍질의 노트가 도드라진다. 강도가 높은 만큼 마무리 드리즐과 콩 스튜, 그릴 채소에 잘 붙는다는 평이다. 테라 디 바리 DOP와 다우노 DOP가 대표 보호 표시다.
시칠리아 산지는 노첼라라 델 벨리체(Nocellara del Belice)와 비안콜릴라(Biancolilla), 톤다 이블레아(Tonda Iblea)가 주력 품종이다. 익은 토마토와 바질의 살짝 단 향이 특징이며, 그린 노트는 토스카나보다 부드러운 편이다. 강도는 중 정도로 자리한다. 발 디 마자라 DOP와 몬테 에트나 DOP, 몬티 이블레이 DOP가 대표 보호 표시로, 시칠리아식 카포나타와 생선, 리코타와 어울린다는 페어링이 자주 권해진다.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는 타지아스카(Taggiasca) 단일 품종으로 잘 알려진 산지다. 알이 작고 옅은 황색에 가까운 색을 띠며, 부드럽고 버터 같은 질감이 두드러진다. 가벼운 짭짤함과 견과 노트가 따라오고, 쓴맛과 매운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다. 리비에라 리구레 DOP가 대표 보호 표시다. 해산물과 페스토(원형이 리구리아 제노바에서 출발했다), 날생선, 흰살 생선과의 페어링이 가장 자주 권해지며, EVOO 입문자에게 첫 잔으로 추천되는 산지로도 자주 거론된다.
이탈리아 EVOO 라벨은 결국 산지명과 품종명, DOP 또는 IGP 표기를 함께 읽어야 그 한 병이 어떤 자리에 어울리는지 가늠할 수 있다. 토스카나가 풀과 후추의 클래식한 축이라면 풀리아는 폴리페놀이 강한 마무리 드리즐 라인, 시칠리아는 토마토와 햇볕의 부드러운 미디엄, 리구리아는 가장 섬세한 해산물용 마일드라는 큰 그림으로 나눠 두면 매대에서의 선택이 한층 수월해진다.
국제올리브협회는 2025/26 시즌 세계 올리브오일 생산이 전년 대비 약 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달루시아의 폭염과 풀리아의 가뭄, 자일렐라 확산이 매대 가격과 산지 지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짚어봤다.
OLEA 에디터
올리브오일은 가장 오래된 글로벌 상품 중 하나다. 페니키아 상선과 로마의 암포라, 실크로드까지 EVOO 한 병이 지나온 항로를 정리했다.
OLEA 에디터
국제올리브협회와 USDA 자료에 따르면 2025/26 시즌 글로벌 EVOO 생산은 약 344만 톤으로 전년 대비 4퍼센트 줄었다. 스페인은 하향 조정, 이탈리아는 회복세를 보였다.
OLEA 에디터